

2026.10.31
14:00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63 아트스탠드
오랫동안 잊혔던 20세기 미니멀리즘 작곡가 데니스 존슨(Dennis Johnson, 1938-2018)의 피아노 작품 〈November〉(1959)가 국내 초연된다. 극도로 느린 호흡으로 가는 음악의 시간. 이 공연에서는 쉼 없이 연주되는 약 다섯 시간에 달하는 〈November〉를 듣게 된다. 연주자에게도 관객에게도 녹록지 않을 시간. 화이트큐브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은 중앙에 놓인 피아노를 둘러싼 체어존, 빈백존, 테이블존을 오가며 자신의 관람 방식을 택하여 느린 속도로 변화를 이루어가는 소리를 듣는다. 피아노 소리에 깊이 몰입하거나, 그저 소리가 시간을 타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거나,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함에 이르거나 하는 모든 경험은 관객의 선택이다. 이 긴 시간을 통과하면서 묻게 되지 않을까. 나는 이 시간을 어떻게 나의 것으로 만들어갈 것인가. 혹은, 우리는 이 시간을 어떻게 우리의 것으로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 그러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도모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