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11.28 - 2026.12.20
시간 정보 없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5 2층
《옆모습》은 조각을 바라보는 위치와 조각이 놓인 위치가 달라질 때, 우리가 하나의 형태를 어떻게 다르게 인식하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조각은 하나의 정면에서 전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관람자는 작품의 주변을 움직이며 보이지 않던 면과 형태를 발견하고, 그때마다 같은 작품을 조금씩 다르게 마주한다. 여기서 ‘옆모습’은 단순히 사물의 측면이 아니라, 익숙한 위치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나타나는 하나의 모습이자 잠시 포착되는 상태를 뜻한다. 최리아와 조승호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위치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최리아는 종이로 만든 펜스를 공간에 배치해 관람자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경계를 나누고 통행을 막던 펜스는 방향을 지시하고 시선을 틀어놓는 장치가 되며, 관람자는 작품이 만들어낸 위치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 조승호는 건축과 산업 재료를 본래의 맥락에서 이탈시킨다. 벽을 이루던 재료가 바닥에 놓이고, 기능을 수행하던 구조가 기능하지 않는 상태에 머물면서 익숙한 사물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읽히지 않는다. 두 작가에게서 위치의 변화는 단순한 배치의 변화가 아니다. 관람자의 몸이 이동하는 만큼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사물이 익숙한 자리에서 벗어나는 만큼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옆모습》은 그 작은 어긋남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형태와 기능이 한 걸음 옆으로 이동했을 때, 무엇이 새롭게 보이고 무엇을 다시 보게 되는지를 두 작가의 조각을 통해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