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10.08 - 2026.11.07
11:00~18:00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5 김리아 갤러리
《얼스 팔림프세스트 Earth Palimpsest》는 ‘팔림프세스트’라는 기록방식인 지우고 덧쓰며 흔적이 층층이 축적되는 방법론을 전시 공간의 경험으로 번역한다. 불을 지피고 물을 길어 나르며 벽에 흔적을 남기던 태고의 거주 제스처에서 출발하되, 과거를 재현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성과 장소성이 한 공간에 겹쳐지도록 설계해 감각이 기억으로, 기억이 다시 기록으로 갱신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시냇물, 폭포, 안개, 동굴, 불의 잔재 같은 자연의 단서들은 회화와 설치의 논리로 호출되고, 한지와 모래의 물성은 빛과 그림자, 틈새와 통로, 시선의 변화와 맞물려 재료–환경–동선이 서사를 생산하는 구조를 만든다. 관람자는 유예의 상태에서 감각의 단서들을 조합해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하며, 개인적 기억이 공용의 기억으로 전환되는 장면 속에서 전통 재료가 오늘의 문맥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는 경로를 탐색한다.
